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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액트 오브 킬링

by 재테크 도감 2025. 12. 14.


단죄 없는 승자의 역사: 영화 액트 오브 킬링이 폭로하는 인도네시아 학살자들의 공공연한 영웅 행세와 사회적 면죄부의 병폐 심층 연구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충격적인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은 1965년 인도네시아 학살의 가해자들이 그들의 잔혹한 과거를 공공연히 자랑하며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역설적인 현실을 폭로합니다. 본 분석은 학살자들의 이러한 '자랑' 행위가 가능한 사회적 배경, 즉 정의와 법적 심판의 부재로 인해 그들이 사실상의 면죄부를 얻게 된 구조적 병폐를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안와르 콩고와 그의 동료들이 잔혹 행위를 영화처럼 재연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그들의 죄가 청산되지 않은 채 '승자의 역사'로 공고히 자리 잡았음을 증명합니다. 승자의 역사는 슬픕니다. 영화는 가해자들이 어떻게 과거의 폭력을 '애국적 영웅 행위'로 포장하고, 현재 권력의 수호자로서 사회적 인정을 획득했는지를 면밀히 해부함으로써, 역사가 정의를 외면했을 때 한 사회의 도덕적 토양이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고발하는 강력한 고발장 역할을 수행합니다.

 

승자의 역사: 학살을 '영웅담'으로 포장하는 권력의 기제

'액트 오브 킬링'은 학살자들에게 카메라를 쥐여주고 자신들의 과거를 재연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폭력을 어떻게 '정의로운 행위'로 포장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주인공 안와르 콩고와 그의 동료들은 1965년의 반공 학살을 '애국적인 임무 수행'으로 규정하며, 자신들의 손으로 수많은 사람을 살해한 경험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무용담처럼 자랑합니다.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러한 공공연한 자랑은 단순한 개인의 심리적 일탈이 아닌, 학살 이후 인도네시아 사회가 그들에게 부여한 '면죄부'와 '사회적 인정'이라는 구조적 기반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1965년 쿠데타 이후 권력을 장악한 군부와 반공 우익 세력은 자신들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학살자들을 '국가 영웅'으로 승격시키고, 그들의 잔혹한 행위를 '국가 안보 수호'라는 이름으로 미화했습니다. 잔혹한 미화였습니다. 이로 인해 학살자들은 법적 심판은커녕 오히려 사회 고위층과의 유착을 통해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누리는 특권층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현재까지도 판차실라 청년단과 같은 준군사 조직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폭력과 부패를 일삼으면서도 처벌받지 않는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립니다. 이처럼 정의가 실종되고 역사가 승자에 의해 기록될 때, 학살은 더 이상 범죄가 아닌 '영웅적인 역사적 행위'로 둔갑하며, 가해자들은 죄의식 없이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됩니다. 영화는 이 역설적인 현실을 통해, 폭력의 역사가 청산되지 않고 미화될 때 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얼마나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자랑과 무감각의 스펙터클: 미디어와 대중의 침묵이 준 면죄부

학살자들이 자신의 범죄를 자랑하는 방식은 종종 영화 장르를 모방한 재연이라는 '스펙터클'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안와르 콩고는 자신이 좋아하는 갱스터 영화나 뮤지컬 장르를 차용하여 살해 방식을 설명하거나 재연함으로써, 잔혹한 현실을 비현실적인 '놀이'로 치환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그들의 죄의식을 차단하고 폭력을 '예술적' 행위로 미화하는 심리적 방어 기제인 동시에, 대중에게 자신들의 권력과 무자비함을 과시하는 수단입니다. 충격적인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인도네시아의 언론과 대중이 이러한 자랑과 스펙터클을 비판 없이 수용하거나 심지어 즐긴다는 점입니다. 지역 TV 쇼에 출연하여 자신의 잔혹한 과거를 이야기하고 박수를 받는 장면은, 학살자들에게 사회 전체가 암묵적인 '면죄부'를 주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대중의 침묵과 미디어의 협력은 학살자들의 행위를 '정상적인 것'으로 둔갑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폭력의 희생자였던 공산주의자와 중국계 이주민들을 '악마'나 '국가 반역자'로 규정하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끊임없이 주입받았기 때문에, 가해자들의 자랑을 '국가를 구한 영웅의 증언'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인정은 학살자들에게 자신들의 폭력에 대한 법적, 도덕적 책임을 완전히 회피할 수 있는 정신적 방패막이를 제공합니다. 그렇게 견디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영화가 보여주는 공공연한 자랑은 단순히 개인의 악행을 넘어선, 정의의 부재와 역사의 왜곡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사회적 병폐의 최종 산물이며, 학살자들이 죄의식 없이 폭력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게까지 물려줄 수 있는 구조적인 환경을 구축했음을 고발합니다.

 

정의의 지연과 도덕적 황폐화: 면죄부 시대에 던지는 근본적 성찰

'액트 오브 킬링'은 단지 과거의 학살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른 사회의 도덕적 황폐화를 고발합니다. 학살자들의 공공연한 자랑과 사회적 인정은 정의의 부재가 현재의 폭력과 부패를 지속시키는 원인이 됨을 보여줍니다. 가해자들이 자신의 범죄를 영화화하고, 그 안에서 희생자 역할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은 일시적으로 죄의식의 단편을 불러일으키는 듯 보이나, 결국 그들의 죄는 사회적 인정이라는 면죄부 속에서 재빨리 소멸됩니다. 특히 안와르 콩고가 마지막에 느끼는 구토는 일종의 신체적 반응일 뿐, 진정한 회개나 법적 책임의 수용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저 감정의 표출입니다. 이는 정의의 부재가 개인의 양심마저 무디게 만들었음을 증명합니다. 영화는 학살자들이 처벌받지 않고 영웅으로 대접받는 현실을 통해, 정의의 지연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합니다. 과거의 폭력이 청산되지 않은 채 현재의 권력으로 자리 잡을 때, 그 사회는 언제든 폭력의 순환 고리에 재진입할 위험을 안게 됩니다. '액트 오브 킬링'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면죄부 시대'를 기록함으로써, 전 세계를 향해 과거의 죄악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법적 심판이야말로 한 사회의 도덕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유일한 길임을 강력하게 역설하는, 역사적 고발의 가치를 지닌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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