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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 (Mickey 17) 결말 포함

by 재테크 도감 2025. 3. 8.

 

기생충 이후 차기작

미키 17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영화입니다. 기생충으로 전 세계적인 메가 히트를 쳤던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으로, 감독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긴 합니다. 설국열차에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이 출연하여 놀랐었던 것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합니다. 트와일라잇으로 유명한 로버트 패틴슨을 필두로, 마크 러팔로와 스티븐 연 그리고 나오미 애키와 토니 콜렛까지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합니다. 사실 트와일라잇을 안 본 입장에서 로버트 패틴슨을 미키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너무 연기를 잘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로버트 패틴슨의 강렬한 연기가 가장 뇌리에 남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서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내에서 이중인격 연기를 하는 것이 최고로 어려운 연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늘 하는데,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국적의 배우가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 이 전에도 외국인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던 설국열차라든지, 옥자도 있긴 했지만, 오로지 외국인만 출연한 영화는 이번이 최초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봉준호 감독을 전담하는 통역가로도 유명한 샤론 최 역시 이 영화의 현장 스태프로 동행했습니다.

 

인간 프린트

주인공 미키는 보육원 동기인 티모와 함께 마카롱 사업을 하다가 말아먹게 됩니다. 사업을 위해 돈을 빌렸던 사채업자 다리우스는 아주 잔혹한 인물로, 돈을 못 갚을 경우에는 본인의 사디스트적인 성향을 채울 수 있는 끔찍한 고문을 했기 때문에, 이를 알고 있는 미키와 티모는 우주로 도망칠 계획을 세웁니다. 약삭빠르게 항공기 면허를 취득하고, 꼼수를 써 조종사로 니플헤임 행성 이주 계획에 참여하게 된 티모와는 달리, 아무런 능력도 자격증도 없던 미키는 내용도 모른 채, 익스팬더블로 지원하게 됩니다. 익스팬더블은 신체 정보와 기억을 백업해, 죽어도 새로운 신체 프린트와 기억 백업을 통해 계속 되살아나며,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인간 소모품이었습니다. 새 행성 니플헤임에는, 인간이 적응할 수 없는 바이러스가 있었고 여러 명의 미키가 희생당하고 인체 실험을 당한 끝에 백신을 개발하여 정착의 시발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죽음이 반복되는 고난 속에서도 미키는 보안팀 대원 나샤와 연인이 되어 힘든 생활을 견뎌나갑니다.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탐사 도중 행성의 새로운 생명체 크리퍼를 만나게 되고, 이 생명체에 겁먹은 대원이 총질을 하다가 얼음이 무너져 죽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데, 대신 죽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키는 징계를 받게 됩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얼음 동굴로 간 미키는 크레바스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멀티플

이제 크리퍼에게 꼼짝없이 먹히는 줄 알았으나, 크리퍼들은 미키를 구해주었고, 지나가는 트럭을 집어타고 미키는 본부로 복귀합니다. 하지만 미키가 죽은 줄로 알았던 본부는 이미 미키 18을 새로 프린트했고, 두 명의 복제인간이 공존하는 멀티플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미키 18은 돌아온 미키 17에게 아령을 던져 바로 제압해버립니다. 복제 과정에서 선이 하나 빠졌던 탓인지, 우유부단하고 어리숙한 기존 미키들과는 다르게 미키 18은 굉장히 강단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17을 소각로에 버리려던 18은 갑자기 마약 옥시조폴을 거래하는 티모의 등장에 17을 죽이려던 것을 멈추게 되고, 그동안 미키를 친구라며 이용하던 티모를 별안간 죽이려고 듭니다. 소각로에 입구에서 버티던 티모는 다른 보안 대원들의 등장으로 간신히 살아남았고 미키의 경고로 자신을 죽이려던 것에 대해 함구하게 됩니다. 18이 나샤의 방으로 가는 것을 막으려던 17은 도중에 케네스의 방으로 초대가 되고, 거기서 저녁으로 고기를 대접받게 되나, 사실은 실험 중이었던 인공육으로 또다시 인체 실험을 당하게 됩니다. 고통스러워하던 미키는 실험 중인 진통제까지 맞게 되고 간신히 진정되어 방으로 돌아와 옥시조폴을 흡입하고 있는 나샤와 18을 마주합니다. 17이 케네스에게 당한 이야기를 듣고 열이 받은 18은 나샤의 총을 들고 케네스를 죽이러 나가는 돌발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크리퍼

케네스는 행성에서 가지고 온 바위에 이름을 새기는 축하 연회를 하며 연설 중이었고, 그 바위에서 별안간 새끼 크리퍼가 나오며 연회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틈을 타 18은 케네스에게 총을 발사하지만, 빗 맞혔고 크리퍼 새끼와 17,18 모두 붙잡히게 되며 멀티플 상황까지 들키게 됩니다. 17과 18 그리고, 나샤까지 케네스 앞으로 연행되는 동안 본부인 우주선 주위로 행성의 모든 크리퍼들이 집결하게 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하는데, 케네스는 잔인하게도 17과 18의 몸에 폭탄을 두르고 먼저 크리퍼 꼬리 10개를 잘라오는 미키를 살려주겠다는 미션을 줍니다. 하지만 미키들은 중간에 전달받은 크리퍼 통역기로 마마 크리퍼와 대화를 했고, 납치된 크리퍼를 돌려주지 않으면 전쟁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한낱 미키들이 적의 대장 크리퍼와 대화를 하는 것이 못마땅했던 케네스는 직접 밖으로 나가게 되고, 미키 18이 밖으로 나온 케네스를 안고 폭발 버튼을 눌러 산화하며 희생하게 됩니다. 상황실에서 진두지휘하던 케네스의 아내 일파는 보안팀에게 진압 당하게 됩니다.  그 후 나샤가 새로운 지도자가 되고, 크리퍼에게 인질을 돌려주며 공존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키를 프린트하는 기계 역시 폭파시키며 다시 기존의 삶을 되찾게 됩니다. 

 

과학에 대한 고찰

미키 17이란 영화는, 어떻게 보면 봉준호 감독의 역대 영화들의 여러 소스를 결합한 영화 같습니다. 복제에 관해서는 옥자가 생각이 났고, 우주선 내의 기득권과 하위층들의 갈등을 보면서는, 기생충과 설국열차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크리처라는 존재를 등장시킨 것에 있어서는 괴물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상위층과 하위층의 갈등에 대한 풍자와 묘사를 잘하는 감독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이번 영화에서는 인간 복제와 소모품이라는 소재까지 더해지면서 한층 더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키를 보면서 느꼈던 건, 나날이 발전해 가는 과학과 문명 안에서도 대부분의 인간이라는 존재의 능력은 동일할 텐데, 결국 발전한 과학이나 문명을 이용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인간들이 겪게 될 운명을 보여주는 것 같아 굉장히 씁쓸했습니다. 지금만 해도, 소수의 뛰어난 인간이 아닌 사람들은, 사회의 소모품처럼 느껴지는 기분을 피할 수가 없는데, 계속되는 과학의 발전은 결국 인간의 생명마저 소모품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 섬뜩함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사실은 더 죽고 싶지 않지만, 담담하게 그 고통을 받아들이는 미키를 보면서 더욱더 두렵게 느껴집니다. 과학이 발전해도 유지되는 상하 구조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진짜 생명까지 내놓게 되는 그의 영화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스토리에 비해 느낄 게 정말 많은 영화입니다. 꼭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