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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를 보았다 (I Saw The Devil) 결말 포함

by 재테크 도감 2024. 12. 22.

 

출연진 및 영화 소개

2010년 8월에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입니다. 연쇄살인범과 피해자 가족의 잔혹한 복수극입니다. 이 영화 역시 이전에 포스팅했던 추격자처럼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일품인 영화입니다. 최민식과 이병헌, 현시대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두 배우가 서로 다른 방향의 연기의 극의를 보여줍니다. 연쇄살인마 장결철 역을 맡은 최민식은 정말 보기 불편할 정도로, 극에 달은 살의와 광기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찍고 역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큰 고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서 그가 보여준 살인마 연기는 정말 살인에 미친 광인 그대로였습니다. 기존의 무덤덤한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아닌, 무자비하고 위험한 무법자의 느낌을 내기 위해 감정을 계속해서 내뿜어야 하는 연기라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와 반대로 이병헌의 연기는 다른 방향으로 최고였는데, 약혼자를 살인마에게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혔으나 냉철한 판단력으로 본인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슬픔과 분노 등 감정을 억누르고 기계적으로 복수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복수를 완성하며 터져 나오는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보면서 너무나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민식의 광기 어린 연기로 계속되는 긴장감을 이병헌의 감정을 죽이는 연기로 받는 호흡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호불호는 좀 갈리는 것 같지만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영화 줄거리

눈 내리는 밤, 장주연은 장경철에게 살해를 당하게 됩니다. 그녀의 약혼자 김수현은 국정원 요원으로, 약혼자의 복수를 위해 휴가를 내게 됩니다. 김수현은 장주연의 아버지이자 형사인 장 반장과 국정원 후배가 건네준 장비의 도움으로 장경철의 비닐하우스에서 약혼녀 반지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학원 봉고차 운전수를 하다가, 어린 여학생을 강간하려던 장경철을 찾아내 잔인하게 폭행하고 팔을 부러뜨립니다. 그리고 장경철에게 위치 추적이 가능한 알약을 삼키게 합니다. 이후 정신을 차린 장경철은 또다시 읍내 병원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간호사를 강간하려 하나, 김수현에게 아킬레스건을 잘리게 됩니다. 위기감을 느낀 장경철은 살인마 친구 태주의 집으로 가게 되고, 김수현은 여기도 나타나 장경철 일행을 잔인하게 폭행하고 쑥대밭을 만듭니다. 장경철을 병원에 입원시키는 와중에, 장경철은 자신에게 위치 추적기가 심어져있다는 대화를 엿듣게 되고 자신을 따라다니는 수현이 장주연의 약혼자임을 알게 됩니다. 장경철을 위치 추적기를 제거하고 장 반장을 폭행하고 주연의 동생을 살해하게 되고, 자수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수현에게 납치당하게 됩니다. 수현은 장경철의 부모와 자식의 손으로 장경철이 죽게 되는 장치를 만들어 장경철을 구속하게 되고 장경철은 그대로 부모와 자식의 손에 잔인한 죽음을 맞습니다.

 

영화 평가

짐승을 상대하려고 짐승이 된 수현은 결국 복수에 성공하나, 그 복수 끝에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 허탈감을 주게 되는 영화입니다. 수현이 처음에 잃었던 것은 약혼자뿐이었으나, 주변의 만류에도 자기 자신의 인간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이어간 복수에서 또다시 주변인까지 잃게 됩니다. 그러면 복수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런데 결혼할 사람이 저런 끔찍한 일을 당하고, 나는 복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했을 때 수현과 같이 행동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지 그것 또한 의문입니다. 어찌 보면 저런 일을 당한 그 순간부터, 내 삶은 망가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복수의 끝 또한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복수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어쩌면 이미 복수란 것은 불가항력적으로 해야 하는 일인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 자체는 너무나 잔인하고, 음울하며 기분이 좋지 않은 영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영화로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또한 좋은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니체의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니체는 당신이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그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