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및 영화 소개
추격자는 2008년에 나홍진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입니다. 유명한 살인범은 유영철을 모티브로 한 연쇄살인마 범죄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61회 칸 영화제의 비경쟁 부문 초청작이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출장 안마소를 운영하는 전직 형사인 중호와 연쇄살인마 지영민의 시점을 오가며 진행됩니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극 중 긴장감의 대부분은 두 배우의 열연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배우는 영화 황해에서도 좋은 호흡을 보였었는데, 이 영화에서 역시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줬습니다.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이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인 지영민 역할을 한 하정우 배우의 연기가 특히 돋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쇄살인범이라고 하면, 살의와 광기에 물든 광인을 떠올릴 수 있는데 극 중의 지영민은 그런 쪽과는 거리가 먼 조용하고 냉소적이며 음흉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현실에 내 옆에 있더라도 사이코패스인 것이 티가 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라 더욱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나홍진 감독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표 명작으로 손꼽힐 만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극 중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리얼리티를 살려 몰입감을 더했으며 중간에 깨알같이 블랙 코미디적 요소들을 선보이며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미장센 역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 줄거리
영화는 전직 형사였지만, 현재는 출장 안마소를 운영하고 있는 중호의 얘기로 시작됩니다. 중호는 최근에 자신이 운영 중인 안마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갑자기 사라진 사건들로 인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도망간 것으로 생각하던 중호는 사라진 여자들의 마지막 고객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김미진이 그 고객을 접대하러 간 것을 알게 되고 필사적으로 추적합니다. 그 과정에서 지영민과 만나게 된 중호는 추격전 끝에 그를 잡고 두들겨 패서 경찰서에 같이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 지영민은 본인이 연쇄살인했다고 증언하나, 중호는 죽인 게 아니라 여자들을 팔아넘긴 것이라고 분개합니다. 지영민은 연쇄살인범으로 조사를 받게 되나, 오락가락하는 증언과 이를 믿지 않는 경찰로 인해 결국 풀려나게 됩니다. 이 사이에 감금됐던 미진은 탈출에 성공하나, 전화를 쓰기 위해 피투성이로 어떤 슈퍼에 들르게 되고, 풀려난 지영민과 슈퍼에서 맞닥뜨려 죽음을 맞게 됩니다. 미진의 죽음으로 인해 분노한 중호는 처음 지영민을 만났던 동네를 돌다가 결국 집을 찾아내게 되고, 지영민과 마주치게 됩니다. 처절한 사투 끝에 지영민을 제압하는데 성공하나, 중호가 마지막에 보게 되는 것은 미진의 사라진 사체였습니다. 중호는 깊은 죄책감과 슬픔을 느끼게 되고 영화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영화 평가
영화에서는 경찰의 무능함과 실수로 인해, 지영민이 풀려나게 되고 그것이 미진의 죽음과 연결되면서 중호의 분노가 최고조에 이르게 됩니다. 이를 보는 관객들도 마찬가지인데, 이 영화에서 가장 감정이 고조되었던 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감독은 이를 통해 범죄에 대한 법적 한계와 정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해 일침을 날립니다. 추격자에서는 특히 지영민의 살인 장면이 고도의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이 장면들은 영화에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하며, 살인의 잔혹함과 피해자들이 느꼈을 고통과 공포를 실감 나게 표현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추격 장면에서도 역시 큰 긴장감을 선사하게 되는데, 이렇게 긴장감을 선사하는 장면이 많은데도 전개하면서 쉬어가는 장면을 적절히 넣음으로써, 완급 조절을 완벽하게 해낸 나홍진 감독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마지막에 미진의 참혹한 죽음을 연상시키며, 중호와 관객들에게 허탈감과 고통을 깊이 각인시키는 장면 또한 나오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 한숨을 푹 내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내내, 아직 살아있는 미진을 구하기 위해 중호와 함께 뛰었던 관객들에게 큰 허탈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이런 중범죄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경각심을 주는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적 재미와 교훈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은 훌륭한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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