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The Prison) 결말 포함

 

완전 범죄 구역

영화 프리즌은 한석규 배우와 김래원 배우 주연의 교도소 범죄극입니다. 개인적으로 김래원 배우는, 어떤 영화에서든, 어떤 역할이든, 연기가 비슷해서 크게 선호하는 배우는 아닙니다. 해바라기나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깡패 연기나 프리즌의 형사 연기나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에 반해 한석규 배우는 낭만 닥터 김 사부 같은 선한 연기만 보다가, 작중의 메인 빌런 역할 연기 역시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부드러운 말투임에도 정말 미친 인간 역할을 뛰어나게 소화한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정웅인과 김성균 그리고 이경영 등 조연들 역시 탄탄합니다. 극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데 있어서 빠짐없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창길 역의 신성록 배우가 다른 조연진에 비해 카리스마가 좀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사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이긴 합니다. 영화 자체로서 보는 완성도적인 부분에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좀 있는데, 킬링타임용으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여러 장르가 섞여 있어 더 흥미롭기도 합니다. 감옥은 사실 범죄를 저지르고 갇힌 곳이기 때문에, 감옥 물에서의 범죄는 장소의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이 영화는 감옥 밖의 범죄물에 탈옥 그리고 언더커버보스, 조폭들끼리의 전투 장면 그리고 살인까지 다양한 장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가 어느 정도 잔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형사에서 수감자로.

영화는 괴한들에게 습격당하는 재벌 재무이사의 살해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재무이사는 살해당하면서, 마약을 맞게 되고 현장은 다량의 마약으로 인해 마약 파티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납니다. 장면은 바뀌고 검거율 100프로로 유명한 형사인 송유건이 교도소에 입소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별명이 저승사자였던 유건은 들어가자마자 자신의 손으로 잡아넣은 깡패 창길 일당에게 보복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유건은 오히려 창길의 귀를 물어뜯고, 폭주하며 교도소에 소란을 일으킵니다. 교도소의 실질적인 일인자 익호는 부하들을 시켜 유건의 팔을 자르려고 하면서 협박하게 되고, 그가 소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합니다. 유건은 익호가 이 교도소의 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익호는 교도소에서 능력자들을 선별해, 밤에 몰래 나가 의뢰 받은 범죄를 저지르고 다시 돌아오는 사업을 했는데, 교도소로 돌아와서 사라지기 때문에 항상 잡히지 않고 일을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죄수 하나가 작전 도중에 마약 가방을 들고 도망치는 사건이 생깁니다. 이 일로 고민이 깊어진 익호에게 새로 부임하게 된 교정국장이 교도소를 방문하고, 익호를 알고 있어, 얼차려를 시키려고 하고 익호가 참지 못하는 순간, 유건이 교정국장에게 달려들며 시선을 분산시켜, 익호의 눈에 띄게 됩니다. 익호는 보답으로 방어 회를 사주며, 탈주자를 잡아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유건은 탈주자를 잡아주며 순식간에 총애 받는 부하가 됩니다.

 

증거 수집

한편 유건은, 교도소장의 방을 청소하면서 뒤적거리는데, 익호가 이런 사업을 할 수 있게 뒤를 봐주고 돈을 받고 있는 교도소장에게서 범죄의 증거를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실 익호의 범죄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유건의 형이자 기자인 유창이 익호 일당에게 살해당하자 형을 위한 복수와 이들의 범죄를 밝혀 내기 위해 교도소에 단독으로 잠입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익호의 환심을 사 탈주자를 잡는 것을 도와주고 교도소 밖을 드나들면서 유창의 말이 사실이었단 것을 겪게 됩니다. 그 사이에, 유건의 입지가 커지자 불만이었던 창길은 유건에게 입지가 밀리고 있던 익호의 원래 오른 팔 마 사장에게 반란을 제안하게 됩니다. 마 사장은 반란 대신, 창길을 위해 부하들을 조리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이 틈을 타서 창길의 부하들이 익호를 습격합니다. 이때 유건은 창길의 부하들에게 달려들며, 익호를 구해내게 됩니다. 유건은 더욱더 익호의 신임을 받게 되고, 마 사장은 배신의 대가로 팔이 잘리게 됩니다. 한편 새 교정국장은 교도소장을 불러내, 익호에게 돈을 받는지 추궁을 하게 되고,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교도소장은 가석방으로 익호를 내보내려 하지만, 익호는 서류를 찢어버리고, 오히려 배 국장을 납치합니다. 유건은 잠입 수사를 도와주는 동료 형사 정혁수에게 장소를 덮치라고 장소를 알려주지만, 오히려 정혁수마저 일당에게 잡혀 죽고 맙니다. 

 

큰 불

정혁수의 죽음으로 정체가 들킨 유건은, 익호의 부하들에게서 도망치며 불을 지릅니다. 그리고 교정국장이 죽은 것을 알게 된 교도소장은 총을 들고 익호를 협박하다 되려 죽게 됩니다. 익호는 교도소장을 죽이고, 이를 유건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해 잡아 올 것을 명령하나 유건은 계속 불을 지르며 도망 다닙니다. 교도소에 불이 나고, 정혁수의 죽음을 알게 된 경찰들이 교도소에 도착합니다. 불때매 교도관들이 정신없는 틈을 타 유건은 감시탑에 올라가 익호에게 위협사격을 하고 올라오라고 도발합니다. 익호와 유건은 교도소 감시탑 위에서 혈투를 벌이게 되고, 익호를 제압한 유건은 형의 복수를 위해 익호를 죽이려 들지만, 참아냅니다. 그러나 이 틈을 타 유리 조각으로 유건을 찌른 익호가 유건을 죽이려 하게 되고 조준하고 있던 경찰들에게 사살당합니다. 이로써, 익호와 관련된 모든 사건들은 전면 재수사가 들어가게 되지만, 유건은 불법적으로 개인의 복수를 위해서 잠입수사를 했고, 증거 수집을 위해 범죄에 가담했으며, 교도소를 방화했기에 계속 수감되게 됩니다. 익호가 유건에게 말했듯이 앞으로 경찰 일은 못할 것이라고 했던 말 그대로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건은 애초에 적극적으로 본인을 변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교도소에 깊게 뿌리 내렸던 악을 제거한 것으로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영화의 플롯 자체는 굉장히 신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설정대로 이게 가능하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이어지는 경찰의 수사망에서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한 완전범죄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막상 생각해 보면, 도로 위의 수많은 카메라들과 블랙박스가 즐비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쨌든 차를 타고 밖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교도소에서 왔다 갔다 나가는 게 잡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영화이니만큼, 그런 현실적인 점은 차치하고라도, 설정 자체가 재밌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사실 이 각본 자체는 충무로 제작사들에게 오래전부터 돌아다녔던 각본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교도소에서 바깥을 드나들며 완벽 범죄를 저지르는 교도소 실세의 얘기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후에는 교도소에 들어온 형사가 특기를 발휘해, 교도소 실세와 친해지는 점이 또한 재밌었고, 그 형사가 사실은 잠입한 형사였다는 점 또한 재밌습니다. 이런 언더커버스토리는 그 특유의 긴장감과 스릴로 인해 재밌지 않을 수가 없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사실 마지막에 교도소에 불지르고 아수라판을 만들며, 상황을 종결시키는 점은 기껏 잠입까지 해서 한 결과라고 보기엔 조금 아쉬운 점이 있긴 합니다. 좀 더 두뇌싸움으로 전개되는 얘기였다면 더 좋은 평을 받았을 것 같은데, 급하게 이야기가 끝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볼만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