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더 킹 (The King) 결말 포함

by 재테크 도감 2024. 12. 24.

 

블랙 코미디

더 킹은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시대극이자, 정치 영화입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유명한 조인성과 정우성의 더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기력 보증수표인 배성우와 류준열, 김의성이 출연하며 극의 정교함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평론가들 사이의 평은 어긋나는 평인데, 우리에게 친숙한 평론가인 이동진과 박평식은 5~6점대를 주었습니다. 관람객 평점은 8점 정도로, 준수한 편입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했고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검사 조직을 기반으로 실제 정치인들의 이름이 가감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기존 정치 영화와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필자 역시 이런 과감함에 호평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신나는 음악과, 재치 있는 대사로 지루할 틈이 없어 킬링타임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한재림 감독 특유의 과함도 지울 수 없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존 영화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시대적인 네거티브와 상류층 묘사 등 진부한 면도 있으며, 클리셰에 대한 지적도 피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블랙코미디의 대표작이자, 중간 중간 보이는 세련된 묘사들은 영화를 재밌게 보기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잘 보면 한재림 감독의 본질적인 현실에 대한 비판도 엿볼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을 통한 전개 역시 신선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왕

목포 날라리 태수는 동네 건달인 아버지 밑에서 학교의 짱으로 군림하며 학창 시절을 보냅니다. 그러다가 아버지를 찾아온 검사를 보고 장래희망을 결정하게 되고, 공부 머리가 있던 태수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는데도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 사법 시험 합격까지 하며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검사 발령 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태수는 고등학생을 성추행하는 체육교사의 사건을 맡게 되고, 분노하여 영창 신청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당대 최고 검사인 한강식의 부하 양동철이 찾아와 사건을 묻으라고 하며 전략부 입성을 조건으로 내밀자 결국 수락하게 됩니다. 전략부 한강식 밑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태수는 학교 친구 두일을 만나게 되고 두일은 태식의 더러운 뒤를 봐주며 태식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해줍니다. 그러다 감찰부 안희연 검사로 인해 위기를 맡게 된 한강식은 태식과 두일을 내쳐버렸고, 이 과정에서 태식을 보호하려다 두일은 죽게 됩니다. 분노한 태식은 국회의원 출마를 하여 검찰 비리를 고발하게 됩니다. 한강식은 전에 하던 수법대로 이슈로 이슈를 막으려고 하나, 태식은 대권 후보의 텃밭 지역에 출마를 하며, 본인이 정치보다 비리 고발에 뜻이 있음을 만천하에 알려 이슈를 덮지 못하게 됩니다. 추가로 두일의 부하들이 자백을 하게 되면서 들개 파와 한강식의 유착관계가 증명이 되고 한강식은 구속되며 복수에 성공하게 됩니다. 

 

정치 풍자

처음에는 영화 제목에서 말하는 더 킹은 한강식처럼 뒤에서 권력을 주무르는 인간을 의미하는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극 중에서 신난 두일이 달리는 차 위에서 왕처럼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나, 태식에게 너 왕 해라라고 말하는 장면 등, 영화에서는 권력을 가진 자를 왕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여줍니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감독은 더 킹은 바로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들, 유권자를 의미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비열한 수법을 쓰며 권력에 목숨 걸던 자들은 결국 다 몰락하고, 하루하루 정도를 걸으며 열심히 살던 이들이 승리하게 됩니다. 권선징악의 결말을 보여주며, 마지막 태수의 국회의원 당선 여부를 발표하는 화면과 기대감에 찬 표정으로 웃는 태수를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로 했는데, 권선징악의 완성은 유권자가 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보여줍니다. 영화 내용은 전체적으로 시대극이면서, 정치 풍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최고 권력자들이 노는 것이라고 해봤자 펜트하우스에서 여자들을 불러서 노는 것이라거나, 다음 정권을 예측하고 싶어서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무당에 의지하는 점 등,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장면들이 부지기수로 나옵니다. 영화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될 것들은 결국 하루하루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리고 우리가 열심히 살아가는 울타리를 잘 지켜낼 수 있도록 투표를 잘하자는 것이 되겠습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부자들 (Inside Men) 결말 포함  (0) 2024.12.29
마스터 (Master) 결말 포함  (2) 2024.12.29
바람 (Wish) 결말 포함  (1) 2024.12.22
해바라기 (Sunflower) 결말 포함  (3) 2024.12.22
아저씨 (The Man from Nowhere) 결말 포함  (1) 202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