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브로커
영화 돈은 박누리 감독의 2019년 작품입니다. 주식 브로커인 주인공인 위험하고 불법적인 거래에 참여하게 되면서 생기는 일을 다루게 되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주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상당한데,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르는 일을 한 번씩은 다 겪어 보셨을 겁니다. 그럴 때 우리는 기관 혹은 세력에 의해서 주가가 하락했다 또는 상승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데,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의 일면을 영화로 보게 되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감독의 입봉작인데, 입봉작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있고 흥미로운 전개와 뛰어난 유머 감각을 보여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열연도 크게 한몫하는데, 연기력에 물이 오른 것 같은 류준열 배우의 연기가 참 인상적입니다. 특히 영화상에서 거래에 참여하게 되고 돈이 생기면서 성격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너무 자연스러운 연기로 표현하는데 그 부분이 굉장했습니다. 상대 역할의 유지태와 조우진 역시 빈틈없는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화룡점정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조우진 배우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실제 인물을 데려온 것 같은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데,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돈의 생리에 대해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즐기고 싶다면 꼭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복분자
시골에서 복분자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에게서 자란 주인공 조일현은 지방대 출신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여의도의 동명 증권으로 입사하게 됩니다. 능력을 발휘해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하는 일이라고는 음식 배달과 커피 심부름 그리고 펀드매니저들의 말을 녹음해서 정리하는 일만 맡고 주문은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첫 주문을 맡게 되지만, 너무 빨리 말하고 끊는 고객의 말을 매도인지, 매수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결국 큰 손해를 보게 했고, 팀의 성과급을 날리는 대형 실수를 저지릅니다. 팀의 눈엣가시가 되어 의기소침한 일현에게 같은 팀 유민준 과장은 번호표를 소개받겠냐는 제의를 하게 됩니다. 번호표는 주가를 조작하여 돈을 버는 이 바닥에서는 유명한 존재였고, 고민하던 일현은 동기인 우성이 잘나가는 것을 보며 결국 만나기로 결심합니다. 옥상에서 번호표와 접선하게 된 일현은 핸드폰을 하나 받게 되고, 주문이 들어오면 스프레드 매도를 8000개를 잡으라는 이상한 주문을 받게 됩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주문을 실행해놓은 일현은 한순간 의심을 받지만, 정상 주문인 것이 확인되고 큰 실적을 달성해 내면서 단숨에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번호표를 통해 바하마에 비밀 계좌를 개설한 일현은 주문 하나에 단숨에 7억이라는 돈을 벌게 됩니다.
그리고 도취된 일현은 고급 전세를 계약하고 복분자 농장에 일꾼들을 보내는 등 즐기기 시작합니다.
사냥개
하지만 이 거래로 그는 금융감독원 수석검사인 한지철, 통칭 사냥개의 표적이 되었고 그는 일현에게 접근하여 번호표 얘기를 하며 경고를 하게 됩니다. 불안해진 일현은 급하게 번호표를 만나게 되지만, 증거가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일현을 안심시킨 번호표는 곧바로 다음 거래를 제안합니다. 이미 돈맛을 보게 된 일현은 다음 거래에서 또다시 큰돈을 벌게 됩니다. 그리고 사귀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회사 제일의 인기녀인 시은과도 사귀게 되고 온갖 사치를 즐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사냥개는 번호표와 만나는 사진을 건네는 등 끊임없는 압박을 가하게 되고, 점점 투자금액이 올라가면서 불안해진 일현은 번호표의 제안대로 바하마로 여행을 가게 됩니다. 여기서 그는 로이라는 투자자를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옵니다. 하지만 돌아온 일현에게는 회사에 들이닥친 검사의 수사가 있었고, 증거는 없었기에 무마되게 됩니다. 점점 일현이 불안해지고 있는 동안에 증권가에서는 두 명의 증권맨이 자살을 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는 모두 번호표의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이었으나, 거래에서 빠지거나 번호표의 심기에 거슬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냥개는 시은까지 포섭하며, 모든 증거를 수집해 일현을 압박했고, 일현은 사람까지 죽어가는 것을 보며 결국 번호표를 넘기게 될 결심을 하게 됩니다.
번호표
번호표는 자신을 검찰에 넘기려고 하는, 처음에 일현을 번호표에게 소개했던 유민준 과장을 사고로 위장하여 트럭에 치이게 합니다. 번호표는 입원해 있는 민준을 일현에게 보여주며, 그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번호표에서 벗어나려는 일현의 결심을 더욱 굳어지게 합니다. 그 와중에 번호표는 일현에게 다음 거래를 제안했고, 이 거래는 일현의 동기인 우성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우성 무역이었습니다. 우성 아버지의 부고로 인해, 매각 위기에 처하게 된 우성 무역은 주가 조작의 목표물이 되었고, 일현은 이를 막기 위해 우성에게 갑니다. 번호표와 거래하는 것을 눈치채고 사이가 안 좋아진 우성을 설득한 일현은, 우성과 바하마에서 만난 로이와 협력하여, 장이 종료되기 직전에 모든 우성 물산 주식을 우성에게 넘김으로써, 우성 무역의 매각을 막고 번호표에게 큰 손해를 끼치는데 성공합니다. 그 후 일현은 번호표와 노량진역에서 접선하게 되고, 제거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유유히 사라지는 번호표를 막기 위해 일현은 가방에서 돈을 뿌리면서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게 되고, 잠복하고 있던 사냥개에 의해서 번호표는 사로잡히고 맙니다. 사냥개가 번호표를 잡는 틈을 타 일현은 지하철을 잡아타고 도망치게 되고, 사냥개에게는 그동안 모아놓았던 증거를 전달하고, 씩 웃으며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작전 세력
사실 증권가 세력의 작전을 통한 이야기 전개 자체는 너무 흥미로웠지만, 돌아선 자들에 대한 보복으로 죽여버리는 전개는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증권가에서 전설적인 주가 조작 세력의 일인자이면서, 아무도 정체를 모르는 번호표가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을 마구 죽이는 전개는 번호표가 가지는 캐릭터성과 크게 일치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화의 바탕이 된 원작의 번호표 캐릭터 역시도, 공지철을 다치게 한 적은 있지만, 죽이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력 참여로 인해서 큰돈을 벌기도 하고, 그로 인해서 망하기도 하는 이야기 자체는 사실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 소재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증권가 세력의 작전 역시도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않았기에, 엄밀하게 말하면 증권가 세력의 작전이라는 재밌는 소재를 바탕으로 그 중심에 있는 주인공의 심리 구도가 재미있는 영화인데, 영화는 이 부분을 참 잘 파고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만, 그 피해를 본 사람이 눈에 보이지도, 특정되지도 않는 일이며, 내가 한 일은 주가 조작에 기여를 했지만,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닌,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고, 주인공 역시 거부하지 못하고 이에 점점 매료되어 가는 과정이 참 재밌습니다. 그리고 쉽게 큰돈을 벌면서 점점 사치와 쾌락에 빠지고, 인간성마저 변해가는 모습 역시 너무나 재밌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손색이 없는 영화입니다 꼭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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