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출
영화 콘클라베는, 소설 원작인 작품입니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연출한 에드바라트 베르거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그 전작을 꽤나 재미있게 본 사람으로서, 큰 기대를 갖고 영화관에서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정치 스릴러의 성격을 띤 작품이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교황 선출 과정, 콘클라베는 낯선 소재를 들고 오면서 한층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종교가 없거나, 종교 자체에 지식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영화 내에서 천천히 설명해 주니 부담 갖지 않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치 스릴러의 형태로 실질적인 우리 현실 사회의 문제를 다루면서 이를 종교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는 감독의 연출이 너무나 세련되고, 적절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로렌스 추기경 역할을 맡은 레이프 파인스의 연기가 정말 굉장했는데, 콘클라베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스캔들과 탐욕들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 개인의 연기를 정말 인상 깊게 보여줬습니다. 선거 기간 동안 고립된 내부에서 생기는 권력의 암투와 그에 대한 고찰을 정말 잘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포스터를 잘 보면 보기 드문, 흠잡을 데 없는 스릴러라고 되어있는데, 이 영화를 관통하는 평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예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를 넘기는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데,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인 만큼 꼭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교황 선종
돌연 교황의 순종함에 따라, 로렌스 추기경단 단장은 급하게 성 마르타의 집으로 갑니다. 로렌스는 교황의 시신 앞에서 다른 추기경들과 기도를 드리고, 교황과 가까웠던 국무원장 알도에게 생전부터 심장 상태가 좋지 않았음을 듣게 됩니다. 두 사람은 상세한 발표문을 위해 보즈니아크에게 교 사망 발견 경위와 사망 당일 일과, 그리고 진료기록이 든 파일을 전달받게 됩니다. 교황의 시신은 들 것에 실려나가고, 교황 방은 봉랍을 통해 봉인됩니다. 3주 후 콘클라베의 역할을 맡게 된 로렌스 단장은, 콘클라베가 이루어질 시스티나 경당의 도청 여부 등 각종 보안 점검을 마치고, 추기경단의 명단을 확인하게 됩니다. 수녀단 역시 추기경들의 숙소를 점검하고, 앞으로 콘클라베가 끝날 때까지 격리될 추기경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렌스는 103명의 추기경들을 맞이하는 도중, 알도를 맞이하고 알도는 본인이 예비 교황으로 거론되는 것에 있어 불편함을 전합니다. 하지만 뒤이어 도착한 테네스코 추기경이 교황이 되는 것은 볼 수 없다며 경멸을 내비칩니다. 테네스코는 아주 고압적이고 보수적인 인물로, 로렌스 역시 그를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격리 직전 로렌스는 급하게 보즈니아크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트랑블레가 사실 선종 직전 파면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물증과 이유가 없었기에 로렌스는 격리를 시작합니다.
콘클라베
콘클라베가 시작되었습니다. 로렌스는 게이와 같은 성소수자, 가톨릭 내에서의 여자의 위상, 다른 종교에 대한 포용 등 개방적인 가톨릭을 주장하는 인물인 알도를 지지하게 되고, 지지연설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급진적인 개혁파인 알도의 표는 그리 많지 않았고, 오히려 로렌스에게도 표가 갈리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처음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아프리카계 인사인 아데예미였으나, 그의 과거 성 추문이 들통나게 되면서, 표를 잃게 됩니다. 성 추문이 들통난 것은 주인공인 수녀가 콘클라베 수녀단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인데, 로렌스는 이 수녀를 오게 한 것이, 트랑블레인것을 알게 됩니다. 그가 교황 선종 직전에 파면 당했다는 고발도 있고, 아데예미 이후로 급부상한 트랑블레를 캐내기로 결심한 로렌스는, 교황의 방에서 트랑블레가 돈을 받고 성직을 매매한 증거를 찾아내어 알도에게 보여줍니다. 알도는, 급진적인 개혁 성향으로 인해 계속해서 많은 표를 받지 못했는데, 테데스코가 교황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트랑블레를 지지하기로 했고, 증거를 공개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로렌스는 결국 다음날 아침 모두에게 증거를 공개했고, 트랑블레는 공개적으로 몰락하게 되고 맙니다. 경쟁자들이 전부 몰락하자 테데스코가 유력 인물로 올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로렌스는 자신의 신앙에 대한 의심과 콘클라베로서의 공명정대를 유지해왔지만, 테데스코를 막을 인물이 본인밖에 없다는 사실에 본인을 투표하게 됩니다.
베니테스
이때 이슬람 세력의 테러로 인해, 공격받게 되고, 성 마르타의 집으로 피신한 추기경들 사이에서 테데스코는, 더 이상 가톨릭은 참지 말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일장 연설을 펼칩니다. 그는 가톨릭이 필요한 지도자는, 포용이 아니라, 종교전쟁을 이끌어갈 지도자라며 강경한 발언을 퍼붓습니다. 이때 갓 추기경이 된 베니테스가 등장하여, 본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겪어 봤으며, 우리는 증오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하고, 모든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멋진 연설을 하여 주목받게 됩니다. 다음날 콘클라베에서 베니테스는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교황으로 선출되게 됩니다. 로렌스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하게 됩니다. 콘클라베를 종료하고, 투표용지를 흰색의 연기로 태우기 전 로렌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듣게 됩니다. 베니테스가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다 가지고 있는 인터 섹스이며, 자궁을 제거하기 위해 제네바 의료원에서 수술 예약까지 했으나 가지 않았다는 의료기록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남성만이 교황이 되는 보수적인 가톨릭에서 로렌스는 베니테스를 찾아가게 되고, 사실임을 듣게 되는데, 왜 제거 수술을 하지 않았는지 묻게 됩니다. 베니테스는 이 또한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 제거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로렌스는 이에 대해 함구하게 되고, 베니테스는 교황으로 선출되며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거북이
비단 가톨릭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성소수자와, 여자 그리고 종교 간의 갈등은 굉장히 예민하고 첨예한 주제입니다. 그런 주제에 대해서 가장 전통 있고 보수적인 가톨릭의 시선에서, 그리고 콘클라베라는 제한되고 고립된 상황 속에서 정치 스릴러의 형식으로 다뤘다는 것이 너무나 몰입감 있고 재미있었습니다. 반전 역시 너무나 충격적이었는데, 베니테스라는 존재 자체로, 가톨릭의 보수적인 면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인물이 당선된 것이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베니테스는 감독이 생각하는, 가톨릭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관용과 다양성 존중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로렌스 역시 흥미로운 인물인데, 교황이 그의 단장직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그의 연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가 확신을 두려워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는 콘클라베의 적임자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신앙심에 대한 의심과 적정한 인물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을 거두며, 콘클라베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던 그 역시, 종국에는 테데스코의 당선을 막고, 본인에게 펼쳐질 권력에 대해 어느 정도 내려놓게 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장면 역시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결국 각국의 대표 종교지도자들인 그들 역시 권력 앞에 약해지는 사람이고, 노골적인 다른 인물들과 달리 제일 자신에 대한 의심으로 인해 권력욕이 약했던 로렌스 역시도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이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꼭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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