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범죄와의 전쟁 (Nameless Gangster) 결말 포함

by 재테크 도감 2025. 1. 5.

 

나쁜놈들 전성시대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장편 영화입니다. 19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조폭 누아르 영화입니다. 그 시기의 범죄 전성기에 대한 이야기와 노태우 정부 시절의 범죄와의 전쟁 시기를 지나며,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일들을 다룬 범죄물입니다. 이 영화 역시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입니다. 최민식과 하정우, 곽도원과 조진웅으로 이어지는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표현으로 몇 번을 반복해서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뛰어난 시대 표현과 더불어 매력 있는 캐릭터들과 낭만 넘치는 스토리로 인해서 특히나 평이 훌륭한 영화입니다. 특히 명대사들이 많아 인터넷 밈으로도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가히 윤종빈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의 누아르를 대표하는 명작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아예 영화 내용 자체가 범죄를 다루었으나, 실제로는 블랙 코미디스러운 연출 또한 상당히 많습니다. 그동안의 조폭 영화는 낭만을 필두로 조폭 자체를 미화시키는 성향이 많았으나, 이 영화에서의 조폭들의 행태는 그저 비열함 그 자체입니다. 의리나 위엄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으며, 배우들의 연기하는 끝도 없는 비열함은 영화의 냉소적인 유머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나 최익현으로 묘사되는 그 시절 혈연이나 지연에 집착하는 기성세대의 부끄러운 민낯을 꼬집는 것 역시 영화의 재미요소입니다. 

 

범죄와의 전쟁

부산 세관 공무원 최익현은 부패 비리 공무원으로, 해고당할 처지에 몰립니다. 그 시점에 근무 중 밀반입된 히로뽕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처분하기 위해 부산 건달 보스 최형배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혈연을 이용해 형배의 대부가 되어 조직에 들어가게 됩니다. 익현의 인맥과 형배의 조직력으로 이들은 순식간에 잘나가게 됩니다. 세력을 뻗치던 이들은 나이트 사장 허삼식을 통해, 김판호 세력과 맞붙게 되고, 익현의 계략으로 시작된 전쟁에서 승리한 이들은 나이트까지 손에 넣게 됩니다. 공고했던 이들의 관계는, 두목 행세를 하는 익현과 형배의 갈등으로 분열이 생기게 되고, 결정적으로 판호의 계략으로 인해 둘은 갈라서게 됩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익현과 손을 잡은 판호는 익현을 통해 다수의 파친코 사업권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직후 닥친 범죄와의 전쟁에서 전국의 조직폭력배들은 검거가 되게 됩니다. 여기서도 익현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여 판호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종국에는 형배를 검사에게 넘기며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게 됩니다. 검사와의 작전을 통해 죽을 위기를 넘기고 형배를 넘기는데 성공한 익현은 이후 조 검사에게 붙어서 자신의 인맥을 연결시켜 주며,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자신의 아들을 검사로 만들고 부산 최고의 재력가가 되어 대단한 지역 유지가 됩니다. 그러다 마지막 장면, 손자의 돌잔치 장면에서 누군가가 익현에게 대부님이라고 호칭하며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시대의 풍미

영화를 안 봤다면 꼭 한번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누아르에서 딱 두 편만 보라고 한다면, 범죄와의 전쟁과 신세계를 추천할 정도로 가장 대표적인 누아르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세계가 남성미와 낭만을 다 잡아낸 대만적인 느낌의 누아르 영화라고 한다면, 범죄와의 전쟁은 시대의 풍미를 잘 살린 현실적이고 한국적인 대표 누아르 영화입니다. 특히 부산 두목 최형배 연기를 한 하정우 배우가 그 시절 건달 연기를 훌륭하게 잘 소화해냈습니다. 하정우 배우는 윤종빈 감독 영화에서는 영화 공작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윤종빈 감독이 직접 하정우에게 자신의 페르소나라고 할 정도로 연기력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는 배우입니다. 영화는 캐릭터성과 스토리 그리고, 연기력 외에도 미장센과 음악 역시 훌륭합니다. 특히 함중아와 양키들이 원곡인 풍문으로 들었소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리메이크를 하여 영화에 삽입되면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화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머릿속에 이 노래가 흘러나올 정도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영화는 조폭 영화인 것에 비해 생각보다 화려한 전투신은 없습니다. 이 점이 조폭에 대한 미화가 없다고 느껴지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싸움 신은 전혀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투박한 개싸움의 싸움 신을 보여줍니다. 화려한 싸움 신이 보고 싶다면 영화 아저씨를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 참 재밌습니다. 꼭 추천드립니다.